하늘에서 바라보다.
나는 저 푸르른 곳이 그립다.
저 밑 땅의 세계에는 거대한 녹색의 바다가 춤을 추고 나를 보는듯한 푸른 거울이 넘실거린다. 나는 외롭다. 그 어떤 것들도 나와 가까이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나는 슬프다. 어떤 것들은 땅에서부터 나에게 다가온다. 어느덧 그것들이 보인다고 생각되면 다시 땅으로 돌아가고 눈높이에 보인다고 생각되면 다시 사라지고 땅에서 나에게 왔다가 돌아가기를 반복하며 나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어떤 것들은 무서운 속도로 나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나의 가슴을 순식간에 뚫어버리고 머나먼 저곳으로 나를 떠나 사라져간다. 나에게 맞추어지는 것들이 있는 듯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땅으로 돌아가거나 나를 스쳐 지나가버린다. 이렇듯 나는 세상에 나 홀로 버려졌다. 나 홀로 살아갔다.그렇게 살아가던 세월…….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어느 순간부터 어렴풋이 느껴졌다. ‘진짜로 나 홀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일까?’ 이런 의문과 함께 세상의 움직임이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나에게 다가왔다가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 것들 나를 뚫어버리고 머나먼 저 곳으로 사라지는 것들 이 모든 것들이 나에게 외치기 시작했다. “네가 있어서 살아가고 있어……. 네가 있어서 내가 의미 있는 거야…….” 그 순간부터 세상의 모든 것들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에게 다가오는 모든 것들은 나를 동경해서 이고 나를 뚫고 지나가는 것들은 나에 대한 꿈이었다. 뿐만이 아니었다. 나는 모든 것들의 생명이 되었고 모든 것들의 아버지가 되었다. 나는 그들의 꿈이요, 희망이었다. 나는 시작이고, 힘의 원천이었다. 나에게 시작되는 모든 것들은 나의 행복이 되었다. 나는 비로소 행복해졌다.
나는 하늘이다.
-정오의 월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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